
고1 2학기, 담임 선생님이 종이 한 장을 나눠 준다. 내년에 들을 선택과목을 고르는 수요 조사서다. 과목 이름만 수십 개다. 옆자리 친구는 "사탐이 내신 따기 쉽대"라고 하고, 학원 선생님은 "이과 갈 거면 미적분은 무조건"이라고 하고, 부모님은 "일단 남들 많이 듣는 거 들어"라고 한다. 정작 나는 아직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펜을 든 채 생각한다. "진로도 모르는데, 고교학점제 과목 선택을 어떻게 하라는 거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에게 유리한 '정답 과목'은 없다. 그리고 진로를 아직 모르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과목 선택이 막막한 진짜 이유는 진로를 몰라서가 아니라, 남의 말은 쉽게 믿으면서 정작 나의 선택은 계속 의심하기 때문이다. 순서를 바로 세우면 된다. 먼저 나를 보고, 직업 이름 대신 풀고 싶은 문제로 과목을 묶고, 남의 정보는 근거를 끝까지 따져 묻고, 정한 뒤에는 그 선택을 믿고 끝까지 가는 것이다. 대학도 결국 어떤 과목을 들었는지만이 아니라, 그 과목을 얼마나 충실하게 공부했는지를 본다.
이 글에서는 고1, 중3 학생이 고교학점제 선택과목을 고를 때 왜 그렇게 흔들리는지를 화담인생론과 심리학 연구로 풀어 보고, 진로를 몰라도 후회 없이 과목을 고르는 4단계를 정리한다.
고교학점제 과목 선택, 지금 무엇을 정하는 걸까?
먼저 무엇을 고르는지부터 정확히 알아 두자. 고교학점제는 2025년 고1부터 전면 시행되었다. 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고 학점을 채워야 졸업한다. 1학년은 기초 소양을 위한 공통과목 48학점을 듣고, 학기 초 진로·적성 검사와 상담을 거쳐 5월쯤부터 선택과목 정보를 받는다. 그리고 2학기까지 과목 수요 조사를 거쳐 2학년 때 들을 선택과목을 정한다. 공통과목을 포함해 3년 동안 192학점 이상을 채우면 졸업한다.
| 구분 | 알아 둘 내용 |
| 졸업 기준 | 3년 동안 192학점 이상 (1학년 공통과목 48학점 포함) |
| 과목 고르는 때 | 고1 2학기까지 수요 조사를 거쳐 2학년 선택과목 결정 |
| 이수 기준 | 2026학년도부터 선택과목은 출석률(3분의 2 이상)만 적용, 공통과목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40% 이상) 모두 유지 |
| 과목 정보 | 교육부가 선택과목 137개 전체의 안내 동영상을 보급 |
| 대입과의 관계 | 대학이 발표하는 '핵심 권장과목'과 '권장과목'은 지원 자격과는 무관하지만 수시 서류평가에 반영 (서울대 기준) |
여기서 하나를 눈여겨보자. 2026학년도부터 선택과목은 출석만 잘하면 학점을 딸 수 있게 기준이 완화되었다. 학점을 못 딸까 봐 쉬운 과목으로 도망칠 이유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다.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고를 것인가?
진로를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직업보다 나를 먼저 찾아라
"진로가 정해져야 과목을 고를 수 있다"는 말부터 내려놓자.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2025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 희망 직업이 있다고 답한 고등학생은 71.3%였다.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3명 가까이는 아직 희망 직업이 없다는 뜻이다. 2024년 조사에서 희망 직업이 없다는 고등학생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가장 많은 답(43.0%)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였다. 진로를 모르는 나는 뒤처진 것이 아니라 아주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화담 서선생의 화담인생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돈을 버는 길을 다룬 취업창업론은 이렇게 말한다. "직업은 남이 정해 둔 해결 범위다." 의사, 교사, 개발자 같은 직업 이름은 누군가 미리 그어 둔 울타리다. 울타리를 먼저 고르면 그 안의 과목만 보인다. 그래서 취업창업론은 직업 대신 문제를 고르라고 한다. "문제를 고르면 내 역량이 확장된다." 게다가 세상이 변하면 직업은 사라지고, 문제는 늘어난다. 지금 있는 직업 이름에 3년 동안 들을 과목을 묶어 두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그리고 취업창업론의 마지막 문장이 바로 지금 고1에게 하는 말이다. "문제를 찾기 전에 나를 찾아라." 직업을 고르기 전에 문제를, 문제를 고르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보라는 것이다. 꿈이 없을 때 무엇부터 하면 되는지는 이 블로그의 「꿈이 없어도 괜찮을까?」에서 자세히 다뤘다.
예를 들어 "아픈 사람이 덜 아프게 하고 싶다"는 문제 하나를 품은 학생은 생명과학, 화학, 확률과 통계를 고를 수 있다. 이 학생에게 열리는 길은 의사 하나가 아니다. 간호사, 연구원, 의료기기 개발자, 약사, 의료 데이터 분석가까지 모두 같은 문제를 푸는 사람들이다. 직업 하나에 과목을 묶으면 길이 하나지만, 문제 하나에 과목을 묶으면 길이 여러 갈래로 남는다.
과목 선택이 어려운 진짜 이유: 정보가 너무 많다
과목을 고르기 어려운 이유는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다. 과제문제론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방법이 없어서 못 찾는 것이 아니다. 너무 많아서 못 찾는다." 선택과목 안내서, 대학별 권장과목 표, 입시 커뮤니티 글, 학원 설명회, 친구들 단톡방까지. 정보가 쌓일수록 펜은 더 무거워진다.
이것을 보여 준 유명한 실험이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시나 아이엔가(Sheena Iyengar)와 마크 레퍼(Mark Lepper)는 2000년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잼 시식대 실험을 실었다. 캘리포니아의 한 식료품점에 시식대를 차리고, 어떤 날은 잼 24종을, 어떤 날은 6종을 진열했다. 24종이 놓였을 때 더 많은 사람(60%)이 멈춰 섰지만, 그중 실제로 잼을 산 사람은 3%뿐이었다. 6종이 놓였을 때는 40%가 멈췄고, 그중 30%가 샀다.
물론 이후 다른 연구에서 늘 똑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선택지가 많다고 무조건 못 고르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나만의 기준이 없을 때 선택지가 많아지면 고르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는 점은 누구나 겪어 봐서 안다. 그래서 고교학점제 과목 선택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보를 거를 나의 기준이다. 그 기준을 세우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의심과 믿음의 순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남의 말은 의심하고, 나의 선택은 믿어라
화담인생론의 관계론에는 '관계 전에는 의심, 관계 후에는 믿음'이라는 장이 있다. 사람과 연을 맺기 전에는 최대한 의심하고, 맺었다면 믿으라는 것이다. 이 원리는 과목 선택에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화담 서선생의 말로 정리하면 이렇다. "타인의 정보는 철저하게 의심하되, 나의 선택은 확실히 믿어야 한다."
그런데 관계론은 이렇게 꼬집는다. "우리는 거꾸로 하고 있다." 많은 학생이 "이 과목이 유리하대"라는 남의 말은 쉽게 믿고 따르면서, 정작 자기가 고른 과목은 "이게 맞나?" 하고 계속 의심한다. 왜 그럴까? 직접 따지고 결정하는 일은 힘들고, 남을 따르면 잘못되어도 남 탓을 할 수 있어 당장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심은 귀를 닫는 것이 아니다. 관계론의 말처럼 "의심이란 끝까지 파고드는 것"이다. 남의 말을 들었다면 근거를 끝까지 물어보는 것이다. 요즘 고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는 '사탐런'을 예로 들어 보자. 과학 대신 사회 과목으로 옮겨 가는 흐름이다. 실제로 2025년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탐구 응시자 가운데 사회탐구를 고른 비율은 3월 51.2%에서 9월 56.7%까지 꾸준히 올랐다. 그런데 현재 고2 이하가 치르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사회와 과학을 모두 응시하도록 바뀐다. 어제 유리했던 선택이 오늘도 유리하다는 보장은 없다. 몇 명이 어떤 과목을 고르느냐는 해마다 바뀌는 변수다.
그래서 남의 정보 앞에서는 세 가지를 물어야 한다. 변화신호론이 알려 주는 질문이다. 첫째, 그 말의 근거는 무엇인가? 둘째, 나를 서두르게 하는 말은 아닌가? 변화신호론은 "서두르게 하는 신호를 의심하라"고 말한다. 셋째, 득을 보는 것이 나인가, 남인가? 불안을 키워 비싼 컨설팅을 파는 사람이라면 그 말의 무게는 달라져야 한다. 이렇게 따지지 않으면 변화신호론의 경고처럼 "끌려가면서 내가 원했다고 믿게 된다." 아공빠 채널의 「성과를 창출하는 원리」 강의도 유행을 따라 하는 공부가 왜 위험한지 짚는다.
| 흔들리는 기준 (남의 말) | 따져 볼 질문 | 세워야 할 기준 (나의 이유) |
| "그 과목이 등급 따기 쉽대" | 누가 몇 명 듣는지는 해마다 바뀌지 않나? | 내가 끝까지 붙잡을 수 있는 과목인가 |
| "친구들 다 그거 듣는대" | 친구의 문제와 나의 문제가 같은가? | 내가 풀고 싶은 문제와 이어지는가 |
| "그 대학 가려면 무조건 들어야 해" | 그 대학 모집요강에 정말 그렇게 쓰여 있나? | 희망 대학·학과의 권장과목을 직접 확인했는가 |
| "지금 안 정하면 늦어" | 나를 서두르게 해서 득 보는 사람은 누구인가? | 정해진 일정 안에서 충분히 따져 봤는가 |
남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더 궁금하다면 통념뒤집기 채널의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나요?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요?」를 함께 보자.
정한 뒤에는 흔들리지 마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만족을 깎는다
끝까지 따져 보고 골랐다면, 이제는 그 선택을 믿을 차례다. 자기 선택을 의심하는 순간 행동이 멈추기 때문이다. "역시 그 과목을 들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에 붙잡힌 학생은 지금 듣는 과목에 집중하지 못한다.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자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와 제인 에버트(Jane Ebert)는 2002년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에 흥미로운 연구를 실었다. 사진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자기가 찍은 사진 두 장 가운데 한 장만 가져가게 했다. 한쪽 학생들에게는 나중에 마음을 바꿀 기회를 주었고, 다른 쪽 학생들에게는 주지 않았다. 학생들은 바꿀 기회가 있든 없든 사진이 마음에 드는 정도는 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과는 달랐다. 마음을 바꿀 수 있었던 학생들이 자기 사진을 덜 좋아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이 바꿀 기회가 있는 쪽을 원했다는 점이다.
이유는 이렇다. 사람은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면 그 선택의 좋은 점을 찾아 마음을 붙인다. 그런데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 과정이 멈추고, 계속 다른 쪽을 기웃거린다. 과목 선택도 마찬가지다. 수강 중에도 과목을 바꿀 수 있는 제도가 학교마다 마련되어 있지만,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계속 흔들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내 선택도 틀릴 수 있다. 그래도 괜찮다. 화담 서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같은 실패라도 내 선택의 실패는 왜 틀렸는지 알기에 배움이 되고, 남을 따른 실패는 왜 틀렸는지 모르기에 후회로 끝난다. 그리고 고른 방향은 믿되, 공부하는 방법은 계속 돌아보며 고쳐 나가면 된다. "이 과목을 고른 게 틀렸나"가 나를 흔드는 의심이라면, "이 과목을 공부하는 방식을 바꿔 볼까"는 나를 키우는 반성이다. 세상론의 말처럼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 선택을 스스로 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는 것이다." 과목 선택은 그 연습을 해 볼 첫 기회다. 통념뒤집기 채널의 「잘못하고 실패해서 인생이 망한다고요? 아닙니다」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인생을 망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멈춤이다.
진로 몰라도 후회 없이 선택과목 고르는 4단계
이제 실제로 수요 조사서를 채울 차례다. 아래 4단계를 순서대로 해 보자.
1단계. 나를 먼저 본다
성적표 말고, 지난 1년 동안의 나를 돌아보자. 시키지 않아도 오래 붙잡고 있던 과목은 무엇인가? 틀렸는데도 답이 궁금해서 다시 들여다본 문제는 어느 과목이었나? 수업 시간에 "이건 왜 그렇지?" 하고 질문이 떠오른 단원은 어디였나? 점수가 높은 과목과 오래 붙잡는 과목은 다를 수 있다. 3년 동안 끌고 갈 힘은 대개 뒤쪽에서 나온다.
2단계. 직업 이름 대신 풀고 싶은 문제로 묶는다
"나는 ○○이 되고 싶다" 대신 "나는 ○○한 사람들의 ○○을 해결하고 싶다"로 바꿔 적어 보자. "환경이 덜 망가지게", "사람들이 덜 외롭게", "물건을 더 편하게 쓰게"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그 문제와 이어지는 과목을 고른다. 성장론은 성장의 방향을 둘로 나눈다. 이미 판 땅을 더 깊이 파는 숙련, 새 땅으로 넓혀 파는 계발이다. 그리고 "퍼낼 흙은 무한하다, 다만 좁으면 못 꺼낼 뿐이다." 취업창업론의 말처럼 넓게 파되 구덩이는 하나로 두자. 문제 하나를 중심에 두고 관련 과목을 넓게 고르는 것이다. 아직 풀고 싶은 문제가 없다면, 1단계에서 찾은 '오래 붙잡는 과목'을 중심에 두면 된다.
3단계. 정보는 출처와 근거를 따져 묻는다
희망 대학이나 학과가 있다면 그 대학이 직접 발표한 권장과목을 확인하자. 친구가 전해 준 말이나 커뮤니티 캡처가 아니라 대학 입학처의 원문이다. 우리 학교에 실제로 개설되는 과목 목록과 교육부의 선택과목 안내 동영상도 함께 본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이나 진로 선생님께 "제가 이런 이유로 이 과목을 고르려는데, 놓친 게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자. 답을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 기준을 검증받는 것이다.
4단계. 고른 이유를 한 줄로 적고, 믿고 끝까지 간다
과목마다 "이 과목을 고른 이유"를 한 줄씩 적어 두자. 이 한 줄은 두 번 쓰인다. 한 번은 2학년 때 흔들릴 때 나를 붙잡는 닻으로, 또 한 번은 학교생활기록부에 나의 학업 이야기를 쌓는 출발점으로. 입시 전문가들도 2028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와 정시 모두 학생부 평가가 커지고, 과목 이수 여부와 학업 충실도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된다고 본다. 이유를 알고 고른 학생은 그 과목을 끝까지 붙잡고, 끝까지 붙잡은 흔적이 곧 충실도다.
| 나의 상황 | 이렇게 고르자 |
| 희망 학과가 정해졌다 | 그 학과의 권장과목을 대학 원문으로 확인하고, 관련 과목을 중심에 둔 뒤 주변 과목으로 넓힌다 |
| 관심 분야만 어렴풋하다 | 풀고 싶은 문제를 한 문장으로 적고, 그 문제와 이어지는 과목 위주로 고른다 |
|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다 | 오래 붙잡게 되는 과목을 중심에 두고, 국어·수학·영어처럼 어느 길에서나 쓰이는 기초 힘을 탄탄히 다진다 |
공부 자체를 왜 해야 하는지부터 막막하다면 「공부는 왜 해야 할까?」를 먼저 읽어 보자. 과목은 결국 문제를 푸는 힘을 기르는 도구다.
정리: 과목은 직업이 아니라, 내 문제를 풀 도구다
- 고교학점제에서 고1은 2학기까지 2학년 선택과목을 정한다. 2026학년도부터 선택과목은 출석률만으로 학점을 딸 수 있다.
- 희망 직업이 없는 고등학생은 10명 중 3명 가까이 된다. 진로를 모르는 것은 정상이다.
- 직업은 남이 정해 둔 범위다. 직업 이름 대신 풀고 싶은 문제로 과목을 묶으면 길이 넓어진다.
- 과목 선택이 어려운 이유는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다.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나의 기준이다.
- 남의 말은 근거를 끝까지 따져 묻고, 나의 선택은 믿어라. 우리는 대개 이것을 거꾸로 한다.
-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만족을 깎는다. 정한 뒤에는 방향은 믿고, 방법만 고쳐 나가자.
- 과목마다 고른 이유를 한 줄로 적어 두자. 그 이유가 3년 동안 나를 붙잡는다.
유리한 과목을 찾지 말고, 이유 있는 과목을 골라라. 남의 말은 끝까지 의심하고, 내가 고른 길은 끝까지 믿어라.
더 알아보기: 함께 보면 좋은 글과 영상
- [화담인생론] 취업창업론 : 6장 '직업은 당신의 가능성을 방해합니다'. 직업 대신 문제를 고르고, 문제를 찾기 전에 나를 찾으라는 이야기.
- [화담인생론] 관계론 : 8장 '관계 전에 의심, 관계 후에는 믿음'. 의심이란 끝까지 파고드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거꾸로 하고 있다.
- [화담인생론] 성장론 : 12장 '계발 성장과 숙련 성장'. 넓게 파고 깊게 파는 두 방향.
- [아공빠 유튜브]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잘함과 못함의 기준은? :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하는 이유.
- [교육부 보도자료]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지원 대책 : 2026학년도부터 달라진 학점 이수 기준 원문.
자주하는 질문 (FAQ)
Q1. 그래도 내신 따기 쉬운 과목을 고르는 게 현실적이지 않나?
등급을 신경 쓰는 마음은 당연하다. 다만 "어느 과목이 등급 따기 쉬운가"는 그해 몇 명이, 누가 그 과목을 고르느냐에 달려 있어서 해마다 바뀐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3년을 거는 셈이다. 실력행운론은 "운을 탓하면 마음은 편하지만 성장의 기회를 잃는다"고 말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그 과목을 얼마나 끝까지 붙잡느냐다. 재미없는 과목에서 2등급보다, 오래 붙잡을 수 있는 과목에서 실력을 쌓는 편이 길게 보면 남는다. 같은 조건의 두 과목 사이에서 고민할 때라면 등급 부담을 함께 고려하는 것은 얼마든지 괜찮다.
Q2. 나중에 진로가 바뀌면 지금 고른 과목은 손해 아닌가?
진로는 바뀔 수 있고, 바뀌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그런데 과목으로 기른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생명과학을 들은 학생이 나중에 경영을 공부해도, 자료를 보고 원리를 찾던 머리는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직업 이름보다 풀고 싶은 문제로 과목을 묶으라는 것이다. 문제로 묶은 과목은 진로가 바뀌어도 쓸모가 크게 줄지 않는다. 수강 중 과목 변경도 학교마다 기준과 시기가 정해져 있으니, 정말 필요하다면 학교 지침을 확인하면 된다.
Q3. 친한 친구랑 같은 과목 들으면 안 되나?
안 될 이유는 없다. 다만 "친구가 들으니까"가 유일한 이유라면 다시 생각해 보자. 친구의 문제와 나의 문제는 다르다. 과제문제론의 말처럼 모든 방법은 누군가 자기 문제를 풀다가 만든 것이고,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다. 친구와 같은 과목을 고르더라도 "나는 이런 이유로 이 과목을 듣는다"는 한 줄이 있다면 충분하다. 남과 나를 비교하며 흔들릴 때는 「친구랑 비교돼서 자존감이 떨어질 때 어떻게 할까?」도 함께 읽어 보자.
Q4. 부모님이 원하는 과목과 내가 원하는 과목이 다르면?
부모님의 말도 '남의 정보'이니 근거를 물어보자. 다만 싸우듯 묻지 말고, 부모님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먼저 들어 보자. 대개 그 밑에는 "나중에 길이 좁아질까 봐"라는 걱정이 있다. 그다음 내가 이 과목을 고른 이유를 차분히 설명하자. 이유가 분명한 선택은 설득할 힘도 크다. 부모님과 덜 부딪히며 대화하는 법은 「부모님과 자꾸 싸울 때 어떻게 해야 할까?」에 정리해 두었다.
Q5. 대학 권장과목을 안 들으면 불이익이 있나?
서울대는 핵심 권장과목과 권장과목이 지원 자격과는 무관하지만 수시 서류평가에는 반영된다고 밝혀 왔다. 그러니 희망 대학·학과가 있다면 권장과목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다만 대학마다, 학과마다 기준이 다르고 발표 시기도 다르다. 친구에게 들은 말이나 요약 캡처만 믿지 말고 반드시 그 대학 입학처의 원문을 확인하자. 그것이 바로 '남의 정보는 끝까지 따져 묻는다'의 실천이다.
본 글은 화담 서선생이 정리한 「화담인생론」의 취업창업론·관계론·변화신호론·성장론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통념뒤집기 채널에서는 우리의 성장을 가로막는 거짓된 통념을 바로잡아 주는 이야기를, 아공빠 채널에서는 우리 자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 주는 인생 지혜 강의를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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